21화. 붉은 길은 원수에게 다다르고(3)
몇 년 전.
쿠델리아 아이나 번스타인이 테러 방조 혐의로 체포된 뉴스가 지구권에도 큰 열기를 전하고 있었을 무렵.
아브라우에서는 뜻밖일 정도로 쉽게 2인분의 ID 변조 처리가 끝나 있었다.
ID 변조는 중대 범죄지만, 지금의 아브라우는 마카나이 일파가 의회를 좌지우지하는 다수파 정권이기 때문에 다소라면 매우 쉽게 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부정이라고 부르지만.
「이것으로 자네들은 자유의 몸일세. 향후의 인생 설계가 있다면 상담에 응해주겠지만, 당분간은 심신을 쉬도록 하는 게 좋겠네.」
마카나이 토고노스케 말대로 그들의 경력은 일신되어서 철화단에 속해 있던 과거는 물론이고 화성에 살고 있던 사실조차 말소되었다.
채드 채던.
라이드 매스.
두 사람은 아브라우에 사는 일반 시민으로서 신분이 바뀌었고, 그 신병은 오세아니아 연방에 있는 마카나이의 별장으로 옮겨졌다.
이것은 인정으로 그들을 도운 노인의 배려이자 많은 동료를 잃은 상심을 생각해서 베풀어준 것이었다.
──그러나.
노인의 배려는 반은 무위로 끝난다.
「……라이드, 그 말 진심이야?」
「채드 씨, 당신이야말로 진심으로 말하는 겁니까?」
오세아니아 연방에서 안정시킬 틈도 없이 두 철화단 단원은 의견을 다투는 처지에 빠진 것이다.
원인은 라이드, 혹은 라이드가 입은 마음의 상처.
라이드는 마카나이의 배려를 무시하고 충동이 향하는 대로 제안을 했다.
「채드 씨, 화성으로 갑시다.」
「……뭐?」
「화성에서 단장의 원수를 갚는 겁니다. 노블리스 놈을 죽이자고요.」
라이드가 단호하게 꺼낸 말에 채드는 말문이 막힌다.
철화단 단장 올가 이츠카.
테러 조직으로 전락한 그들이 내건 탈출 계획의 전단으로서 애드모스 상회에서 아브라우와 협상을 한 뒤에 불우한 죽음을 맞이한 선도자.
앞으로 계속 나아가라는 말을 남기고 죽은 철화단의 위대한 지도자.
「라이드, 너.」
「단장을 죽인 게 노블리스라면, 우리가 이 손으로 복수해야죠.」
화성으로부터 지구로 피하는 여행 도중에 라이드와 채드는 여러 가지를 서로 이야기했다.
이미 서로가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상대, 그리고 단장 올가의 최후를 지켜본 유일한 가족으로서 한탄하고, 슬퍼하고, 원수를 원망하며.
어두운 우주에 둘러싸이고 많은 것을 잃어버린 도중에서 가장 큰 아픔, 올가의 죽음이 화제로 나온 것도 필연이었다.
『제길, 왜 단장이 저런 곳에서 죽어야 했던 거야.』
『우리가 야무지지 못한 탓에.』
채드는 붕대를 감은 어깨를 문지르고, 라이드는 힘 없이 고개를 숙이고 운다.
호위를 맡은 둘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염치없이살아 남았고, 기지에 남은 단원들도 몰살당한 것이다.
자신의 한심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누구야, 누가 단장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절대로』
『그래. 놈들은 걀라르호른이 아니었던 것 같지만.』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광경. 두 사람 눈에는 습격자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검은 리무진에 어두운 색 슈트를 입은 남자들.
이것이 모빌 워커나 걀라르호른의 제복을 입고 있던 자들이라면 원수는 알기 쉬웠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애초에 경찰권을 가진 걀라르호른이 모습을 속이고 지명수배된 철화단 단원을 공격할 이유는 없다.
당당하게 공권력을 행사하면 될 뿐이니까.
오히려 공적 기관보다 뒤쪽 사회의 주민인 듯한 모습. 그들은 누구일까?
『──그놈들은 노블리스의 부하일지도 몰라.』
외로운 여행길에서 쌓여가는 갈 곳 없는 분노는 하나의 형태를 얻는다.
이야기해준 것은 철화단의 지기이자 원래는 의남매 관계였던 여자.
아지 그루민.
하얀 슈트를 입은 남장 미인은 터빈즈에 소속해 있던 파일럿이자 죽은 나제 터빈의 수양딸이자 정부 중 한 명.
터빈즈와 교류가 있던 그들에게도 친숙한 여성이자 전우.
나제가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한 뒤에는 테이와즈 아래에서 재편된 멤버를 모아 수송 부문을 인솔하고 있다.
그리고 기지를 탈출한 철화단 단원을 지구까지 옮기는 심부름을 맡아준 은인이기도 하다.
중요한 짐이 단 둘로 줄어버린 것을 아지도 진심으로 슬퍼했다.
『노블리스? 그게 누군데?』
『화성의 무기 상인이야. 겉으로는 자선가인 척하고 있지만 상당한 악당이지.』
『그런 놈이 어째서?』
『노블리스는 쿠델리아의 스폰서이기도 했어. 쿠델리아의 명성을 이용하고 있었던 놈에게는 지명수배된 철화단이 장사 도구와 어울리는 것이 거슬렸던 건지도 몰라.』
아지가 가리킨 텔레비전 화면에서는 연일 같이 쿠델리아 체포 뉴스가 난무하고 있었다.
테러 방조의 근거, 철화단과 연결되어 있는 증거로 여겨지는 화상 영상들은 올가가 암살당한 날의 그것으로 생각되는 것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쿠델리아도 철화단의 손때가 묻으면서 버려진 거겠지. 노블리스는 매스컴에도 영향력이 있어서 이 정도 여론 조작은 어렵지 않을 거야.』
『……노블리스……』
증명할 수 없는 예상일 뿐이고 사실은 부하의 독단이었지만, 같은 뒤쪽 사회에서 사는 아지의 견식은 어느 정도 정곡을 찌르고 있었고, 원수의 이름은 라이드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그 원한은 시간이 지나도 퇴색하지 않고 오히려 몇 주 동안의 지구 항로를 더듬는 것으로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지침으로 변해 있었다.
그 때문에 이렇게 쫓기는 입장에서 자유의 몸이 된 지금, 라이드 매스는 유일한 동료에게 단언했다.
진심으로 찬동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서.
「우릴 얕본 적에게는 그 대가를 치르게 해준다. 단장이 쭉 말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렇잖아요, 채드 씨.」
「……라이드.」
올곧으면서 천진난만하다고도 할 수 있는 단호한 태도로 소년병은 의문을 품을 여지도 없이 복수를 결행할 것을 제안하고 있었다.
철화단의 정의를 믿고서.
그 이외의 선택지는 있을 리 없다면서 흔들림 없이, 망설임 없이.
「우리 정체가 들키지 않는다면 화성으로 돌아가 단장의 복수를──」
「라이드, 그만두자.」
「네?」
「단장의 복수를 하기 위해 화성으로 돌아가서 암살하는 건 그만두자는 거야.」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채드 씨?!」
연상의 단원이 흘린 말에 라이드는 말문이 막힌 뒤 격렬하게 반론했다. 격앙, 오히려 필사적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그런 형태로 단장이 살해당했는데도 분하지 않습니까!? 화가 나지 않는 겁니까!?」
흥분하는 라이드와는 달리 채드는 조용히 대답한다.
단장을 지키지 못했다는 후회는 같은 중량감을 둘이 짊어지게 한다.
그래도 지켜야 할 단장이 방패가 되어 목숨을 건진 라이드에 비해, 아직 채드에게는 한 걸음 물러난 시점에서 사물을 보는 유예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존경해야 할 남자가 남긴 말을 생각하는 시점이.
「올가는, 단장은 『싸워라.』라고는 말하지 않았어.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라고 말했어.」
채드는 그리고, 라고 자신의 결론을 덧붙였다.
「단장이 끝까지 싸울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탈출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 거야. 기지에서 걀라르호른에게 한 방 먹여주겠다며 깃발을 휘둘렀겠지. 하지만 아니야. 올가는 우리가 살아갈 길을 찾은 거야.」
실제로 올가 이츠카의 유언이 뜻하는 거에는 채드가 고찰한 것이 가까웠다.
거기다 채드도 라이드도 모르는 것이지만, 올가는 당연하다는 듯이 더러운 방식으로 살고, 『손을 잡은 상대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지론을 가볍게 바꿔 맥길리스의 신병을 러스탈 엘리온에게 팔아 넘기면서까지 단원들과 자신의 보신을 꾀했던 것이다.
올가가 목숨을 걸기까지 하면서 자존심을 지키고 가족의 원수를 갚는다──이것이 맥길리스가 지닌 고집이나 긍지와 상관없었던 것은 확실하다.
올가가 목표로 한 곳이라는 것은 "산다는" 것.
그 수단이 매우 치졸한 데다 잘못으로 가득하고 제멋대로이며 사용해야 할 힘이나 나아가야 할 절차가 잘못되어 있었다고 해도 그저 살려고 했다.
채드 채던은 뒤늦게나마 그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러니까 단장의 원수를 갚기 위해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어. 단장이 바란 건 그런 게 아니야.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해. 다른 단원들의 몫까지도. 안 그래? 라이드.」
채드는 앞으로도 살아가는 것이 나아가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라이드 매스는.
올가의 희생으로 살아남아버린 그는.
「잘못 봤어요. 채드 씨.」
「라이드?」
「알았어요. 더는 권하지 않을게요. 나만이 갈 거고, 나만이 하겠어요.」
「야, 라이드!」
완고하게 얼어붙은 마음은 라이드를 "철화단"에 붙들어매고 있었다.
그저 지난 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그 자리에서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
라이드와 채드가 결별하고 나서 1년도 지나지 않은 사이.
훗날 말하는 『마카나이 쇼크』,
마카나이 토고노스케가 철화단 잔당을 도와준 일련의 사건 수사에 의해 아브라우의 ID 변조가 발각되어 데이터 복구가 실행된 이후, 국제적으로 지명수배되어 있던 채드 채던은 오세아니아 연방 영내에서 신병이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그에 비해 조기에 콜로니를 거쳐 화성에 잠입한 라이드는 비합법적 수단으로 위조 ID를 입수, 슬럼가에서 지내고 있던 참에 그란이 주워서 당국에 발견되지 않고 지금을 보내고 있다.
올가의 원수에게 손이 닿는 곳까지 도달하고 있다.
「……역시 당신이 틀렸어, 채드 씨.」
노블리스 암살 계획 실행 전날, 아브라우에서 채드 채던의 사형이 확정된 그날.
라이드 매스는 예전의 동료를, 싸우지 않고 달아난 겁쟁이를 내쳐버렸다.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벌레를 씹어 부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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