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철혈의 오펀스] 두 번 다시 피지 않는 철의 꽃 18화 팬픽 번역

※직접적인 묘사는 없습니다만 잔혹한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본편 설정을 근거로 삼으면, 이 2차 창작 작품의 특성상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18화. 일그러진 파문은 약자를 집어삼킨다.



어느 날 아침.
같은 교복을 입은 소년 소녀들이 밝게 인사를 주고 받으면서 기숙사를 나와 학교로 가는 가운데, 땋아서 늘어뜨린 머리카락에 얼굴 생김새가 닮은 소녀 둘은 창고 안에서 짐 정리에 힘쓰고 있었다.
두 사람의 동작은 어딘가 완만하고 생기가 부족하다. 그것도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 도저히 기운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쿠키 그리폰, 크래커 그리폰.
철화단 초기 단원인 비스킷 그리폰의 여동생이자 쌍둥이인 자매는 교내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이었다.
철화단.
『혁명의 소녀』를 지켜내면서 재수없는 걀라르호른에게 한 방 먹인 화성의 영웅. 
그들의 친족으로서 유명해진 쌍둥이들이 기운 없이 등을 말고 짐 꾸리기를 하고 있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기숙사를 퇴거하기 때문이다.
왜 기숙사를 퇴거하는지는 좀 더 단순하다. 두 사람이 학교를 퇴교하기 때문이다.

 

******

 

결코 유복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난 쿠키와 크래커가 학교에 다니게 된 경위는 2년 전의 에드먼턴 이전이자 철화단 설립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의 오빠인 비스킷 그리폰이 귀여운 여동생들에게 제대로 공부를 시키고 싶다면서 밖으로 일하러 나갔던 것이 시작. 
비스킷의 직장은 민간 군사 회사이자 철화단의 전신이었던 CGS였다.
비스킷 자신은 에드먼턴으로 가던 도중에 죽었지만, 비스킷의 소원을 아는 단장 덕분에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쿠키와 크래커는 철화단의 후의와 지원 덕분에 유복한 가정의 자녀들이 다니는 유년 기숙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아이들의 오빠는 화성을 위해 죽은 철화단의 영웅이다!」

「명예로운 전사다!」

「멋지지 않은가!」

화성의 미디어가 필요 이상으로 추켜세운 철화단의 보도는 도가 지나친 면이 강했고, 당사자들 이외에 관계자들의 개인적인 것도 세상에 개시한 결과, 쿠키와 크래커의 태생이 누설되어 본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열렬히 찬양받게 되었다.
그런 평가는 『맥길리스 파리드 사건』으로 뒤바뀌었다.
쿠데타에 참가한 역도의 일원으로 전락하고, 결국 대패해서 화성으로 달아난 철화단의 평가는 지금은 정반대인 혹평 일색.
천박한 것들, 이성 없는 폭력 집단, 야쿠자에게 길들여진 광견, 탐욕으로 태연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피에 굶주린 짐승들──화성권의 거물인 노블리스의 암약도 있어서 이미 철화단에게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 이외에는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그것만이라면 그래도 나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영웅의 가족이라며 추켜세워진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악평도 또한 당사자들 이외에게 미쳤다.

「그 철화단의 가족의……」

「저 아이들의 오빠도 영웅이라고 불렸지만 실상은 아니잖아.」

「사람을 죽인 돈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어.」

교내에서, 기숙사 안에서, 부지가 도달하는 곳에서.
철화단의 명성이 땅에 떨어진 뒤에는 모든 사람이 손바닥을 뒤집었다.
같은 반 급우들이, 학생들이, 교사나 사감들이, 어른들까지.
소녀 둘에게 꽂힌 것은 호기심, 백안시, 조소, 모멸, 기피, 욕설, 매도.
모든 비난의 감정이 시선으로, 목소리로 비스킷의 여동생들을 두들겼다.

쿠키와 크래커 두 사람의 명예를 위해 단언해 두지만.
두 사람은 죽은 오빠를 남들에게 자랑하거나 그 명성 높은 철화단의 일원이었다──라고 자랑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주위가 멋대로 띄워주면서 화성의 자랑이라고 추켜세웠고, 영웅의 가족이라고 선전하면서 마치 자기 일인양 퍼뜨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무렵에도 얌전한 쌍둥이는 지내기 불편해했고, 다른 사람들이 오빠를 마음대로 다루는 것을 괴롭게 여기고 있었는데.
그녀들에게는 무엇 하나 져야 할 책임이 없었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인데.
두 사람을 뒤덮은 무수한 악의는 아픔을 느낄 정도로 피부를 찔러댔다.
자매는 서로를 감싸고, 얼싸안고, 격려했다.
두 사람은 자신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매를 버팀목으로 삼으면서 악의로 가득한 매일을 참고 견디고 있었다.
그런 나날도 끝난다. 그저 죽은 오빠가 바란 미래를 이루지 못하는 형태로.

「사감님,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신세 많이 졌습니다.」

「응, 그래, 됐으니까 어서 가.」

떠날 때 인사하지만, 사감은 달갑지 않다는 투로 차갑게 떨쳐버린다. 
두 사람을 바라보는 사감의 시선에 담긴 것은 교육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이에게 향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크래커는 입술을 깨물었고, 쿠키가 체념에 물든 얼굴로 고개를 젓는다.
한 번 더, 이번에는 말 없이 고개를 숙인 두 소녀는 트렁크를 들고 학교 밖으로 가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 처사에는 일단의 이유가 있다.
두 사람은 철화단의 원조로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때문에 철화단이 범죄자 집단으로 전락한 지금은 반 사회 조직으로부터의 입학 자금과 학비를 기꺼이 받는 태도는 학교 법인에는 있을 수 없다.
오히려 공익을 중시해서 다른 학생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계를 끊는 자세는 대다수가 찬동할 것이다.

공적 입장일까, 사적 편견에 의한 것일까.
어쨌든 철화단의 도움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된 쌍둥이 자매는 철화단의 만행에 의해 덧없이 퇴학 처분. 사실상 추방당한 것이었다.

 

******

 

크리세 자치구의 바깥쪽 가장자리. 붉은 흙이 펼쳐지는 교외의 일각에 우뚝 서 있는 농원이 있다. 
농지 면적은 그럭저럭한 수준이고, 도저히 농업 콜로니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는 가족이 경영하는 옥수수 농장.
사쿠라 농장.
비스킷 그리폰과 쿠키, 크래커 자매의 할머니인 사쿠라 프레첼이 경영하고 있는 농장이다. 
단원이었던 비스킷을 개입시켜 철화단과도 개인적 친교를 가진 농장은 2년 전에 철화단의 원조를 받아 농지 규모를 확대, 거기다 애드모스 상회의 위탁으로 고아원의 운영을 맡게 될 정도로 사람도 돈도 윤택해져 있었다.
철화단의 약진과 쿠델리아가 설립한 상회의 혜택을 받아 적자 경영에서 건전한 농장 겸 고아원으로 다시 태어났던 것도 잠시.
철화단 소탕전으로부터 수 개월 뒤. 한때의 번영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지금은 몰라볼 정도로 초췌하게 쇠퇴해져 있다.
확장된 농지에서는 제대로 베이지도 않은 옥수수가 썩어 있고, 새로 만들어진 사무소에는 인원도 없다. 
인접하는 고아원에는 아이들도 직원 한 명도 재적하고 있지 않다.
모두가 썰물처럼 떠나면서 남겨진 것은 부채와 묘지처럼 된 농지뿐. 
애초에 손자인 사바랭과 비스킷이 보내주는 돈과 구 참번대 멤버의 도움이 없으면 운영하기가 힘들었던 농장이다. 
철화단이 범죄자로서 괴멸되고, 쿠델리아가 테러 지원자로서 체포된 지금은 더욱 쇠퇴해져 있다.

「쓸쓸해졌구나.」

썩어가는 농작물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시들고 썩은 나무처럼 우두커니 서는 사쿠라 프레첼. 
목소리에는 분노도 슬픔도 없고 체념만이 허무하게 남는다. 사쿠라는 혼자 거칠어진 농장에서 손녀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쿠라에게 있어서는 마음씨 좋은 젊은이들이 죽었고, 그들이 호의로 손을 써준 경영의 재검토는 모두 뒤집혔다. 
철화단은 이미 사라졌고, 구 애드모스 상회도 손을 떼면서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 없는 확장 방침은 그저 빚으로 변했다.
성공을 거둔 기업이 사업 확대에 손을 댔다가 실패하면서 파산에 이르는 사례는 특별히 드물지 않다. 
제대로 된 계획 없이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망하는 건 흔히 있는 이야기다. 
철화단의 경우는 사회적인 해악이라고 간주된 것이 원인이었지만.
눈앞의 위기에 대해 사쿠라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불안정하고 궁핍했던 농장이다. 철화단도 그렇게 생각해서 도와준 거니까.
지금 이 농장을 팔면 빚을 갚기에 충분하려나──노파의 관심은 거기에 쏠렸다. 
적어도 남겨진 손녀들이 자립해서 훌륭하게 자립하는 날까지는 어떻게든 해야 한다.
노파는 늙은 얼굴에 보다 깊은 주름을 새기면서 손녀들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할머니.」

「다녀왔어, 할머니.」

「……그래, 어서 오렴.」

이전까지라면 학교의 장기 휴가의 귀성에 「할머니를 도울 거야!」라며 미소 지으며 돌아왔던 쿠키와 크래커.
그런 손녀들이 망가질 것 같은 미소를 보내고 있다. 
퇴학에 이른 사정은 알고 있고, 상대방의 말에 타당함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때문에 더 이상 자세하게 물어볼 필요도 없다.
사쿠라 프레첼은 두 손을 벌리면서 손녀들을 맞이했다.

「이리 오려무나.」

쿠키와 크래커는 표정을 무너뜨리고 그저 할머니에게 매달려 운다.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만큼 계속 운다.
이들은 잘못한 게 없다.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
굳이 안 좋은 점을 들자면 운이 나빴다. 시대가 나빴다.
그리고──가족이 나빴다.

 

******

 

단장 올가 이츠카를 필두로 철화단 멤버들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자신들의 행동이 세상에 가져온 영향, 자신들의 평판.
자신들의 관계자에게 향할 시선.

철화단의 자세는 무관심, 무책임이라고 말해도 될 수준이다.
그래서 테이와즈라는 버팀목을 잃은 뒤, 쿠데타에 참가하는 위험성이나 의미를 고려하지 않고 파멸을 향해 갔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행동이 얼마나 심한 악행인지, 악을 행하는 사람을 향하는 일반 시민의 악감정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안중에도 두지 않고, 아니, 안중에 두려고 할 의사조차 처음부터 가지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들이 아닌 당사자 이외의 사람들에 쏟아질 가능성을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죽은 그들이 함부로 적을 만든 행태.
겹겹이 쌓은 죄업은 돌고 돈다.

 

*****

 

철화단 소탕전으로부터 수 개월 뒤.
이미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쇠퇴한 토지에 울려 퍼진 것은 무수한 구동음.
차보다 거친 엔진음을 울리면서 거칠어진 도로를 쉽게 주파하는 복수의 차체는 걀라르호른의 것도, 자경단의 것도 아니다.
더러워진 모빌 워커.
모빌슈트의 일반 소지가 금지된 가운데 민간 군사 회사에도 널리 퍼진 병기이자 싸우기 위한 차량이 사쿠라 농장을 밟아 망친다. 
모빌 워커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은 무뢰한들. 그렇게 말해도 지장이 없을 자들이 쇠퇴한 농장에 함부로 발을 디뎠다.

「뭐야, 생각한 것보다 별 볼일 없는 곳이잖아. 뭐 상관없지. 너희들, 돈이 될 만한 건 전부 찾아와.」

「오케이, 보스.」

갑자기 나타난 무뢰한에 대해 무서운 얼굴을 한 젊은이에게 내성이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소중한 농장을 지키기 위해서일까, 사쿠라 프레첼은 난폭한 자들에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리더로 보이는 남자를 밀어내려듯이 앞으로 나섰다.

「뭐, 뭐야, 당신들은!」

「엉? 철화단 놈들이 죽었는데 아직도 사람이 있었나?」

보스라 불린 남자는 노파의 험악한 얼굴을 보고 코웃음을 치면서 제대로 된 대답도 하지 않는다. 
대화할 의사는 처음부터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당연하다.
만약 사쿠라가 모빌 워커를 주시했다면 기체의 측면에서 『아레스 디펜스 이규제큐티브』라는 기업 이름을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철화단의 전신인 CGS의 사장 마루바 알케이가 나제 터빈과 옛 친구였던 것처럼, 화성의 민간 군사 회사는 대소를 불문하고 반 사회 세력과의 연결을 가지는 일이 적지 않다. 그들도 그런 회사 중 하나다.
그리고 화성의 반 사회 조직에 속하는 회사이자 목성의 조직 테이와즈 직속이 되어 화성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던 철화단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던 세력 중 하나였다.
조직력과 폭력으로 주위의 불만을 억누르고 있던 집단이 힘을 잃으면 어떻게 될까. 그 대답이 여기에 있다. 
원한은 비록 당사자가 멸족해도 사라진다고는 할 수 없는 범례가.
보복의 형태를 빌린, 약자한테서 모두 강탈하는 짐승의 이론이.

「보스, 돈이 되는 물건 외에 이런 걸 찾아냈습니다!」

「싫어, 이거 놔! 놓으라고!」

부지 안에 무뢰한 몇 명이 쿠키와 크래커 자매를 의기양양하게 연행한다. 
소녀들이 무서워하는 모습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 그들 나름대로 아이를 다루는 거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무서워하든 울부짖든간에 다루는 방법은 달라지지 않는다.

「여자냐. 뭐, 어린애에 대한 수요는 어디에나 굴러다니고 있으니 말이지. 끌고 가.」

「이 자식! 그 아이들한테서 손 떼!!」

사쿠라는 저항했다. 고목 같은 몸으로 폭력을 장사로 하는 남자에게 정면으로 막아섰다. 
귀여운 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힘이 진리로 통하는 세계에서는 모든 게 무위였다.

「닥쳐, 할망구.」

그것이 남자가 사쿠라에게 한 마지막 말.
손에 쥔 권총이 저항하는 노파를 겨누었고──

 

******

 

화성에서는 쿠델리아의 사살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을 무렵.
빚을 상환하는 게 멈추고 연락이 되지 않는 사쿠라 농장을 수상하게 여긴 은행 직원이 크리세 자경단에 통보, 현장에 나간 자경단원에 의해 농장이 망쳐진 상태가 밝혀졌다.
시설 안에서는 사쿠라 프레첼의 시체가 발견. 사살당한 것으로 인해 살인 사건이라고 단정하면서 수사가 개시되었다.
구내에 남겨진 복수의 타이어 자국이 모빌 워커의 것이라는 점에서 어떠한 조직이 관여했고, 피해자가 철화단 멤버의 육친이었던 것도 있어서 원한으로 인한 보복과 금전을 목적으로 했다는 쌍방의 혐의를 가지게 되었다.

사쿠라에게 남겨진 가족이자 같이 살고 있었다고 여겨지는 쿠키 그리폰과 크래커 그리폰의 행방에 대해서는 지금 수색 중──이라고 보도되는 것도 곧바로 세상에서 잊혀졌다.
철화단조차 존재를 돌아보지 않고, 탈출 작전의 인원에서 제외된 그녀들을 아무 인연이 없는 세상이 언제까지나 마음에 둘 리도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맥길리스 파리드가 목표로 한 이상적인 세계, 강자가 마음대로 행동하는 세계에서 있을 수 있는 일상적인 광경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사라진 누군가는 망각의 저편으로. 그렇게 해서 화성은 내일을 세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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