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하x알타입] 알타입 람다 34화 Part 1 팬픽 번역

『목표, 전방 대형 적성체. MC 404 자동 관제, 포격 개시.』

『「마레솔」 우현에 직격탄! 피해 심각, 후퇴 중!』 

『포격, 옵니다!』

경고가 발한 직후, 머리 위의 공간을 관통하는 무수한 포격.  
거품 형태의 극강산성 체액에 의한 생체형 장거리 포격이다.  
아득히 전방에서 포격을 가한 이형의 한 무리가 한층 더 공격을 실행하려 하고, 흉부를 찢고 모습을 보이는 기생체의 구강으로부터 검붉은 체액을 흘러넘치게 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그 이형들이 포격을 쏘는 일은 없었다.  
강렬한 섬광.

『탄체 작렬. 목표군 AA-04부터 YL-91 섬멸을 확인.』

늦게 덮쳐오는, 온몸을 분쇄할 것 같은 충격과 굉음.  
15km 후방에 위치하는 XV급 여섯 척으로부터의 전략 마도포 알칸쉘에 의한 동시 포격.  
탄체 작렬로 발생한 너무나 강대한 마력 폭발, 그리고 매우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공간 왜곡.  
그것들이 저편으로 도달할 때까지의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던 무수한 이형, 그 대부분을 삼켜버리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지워버린 것이다.  
보다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던 조금 전의 한 무리는 알칸쉘과 동시에 발사된 MC 404로부터의 마도 포격을 받고 소멸한 것 같다.  
통상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최소 안전 한계 거리를 무시한 전략 마도포에 의한 포격.  
탄체 작렬점은 전방 800km 저편이라고 해도 발생한 강렬한 충격파는 주위에 전개하는 마도사, 거기다 다른 XV급도 덮쳤고,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안중에 두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성도 없기 때문이다.

『발사.』

재차 알칸쉘에 의한 포격.  
목표, 대형 적성체.  
이번에는 6척은 커녕 합계 80척의 일제 포격이다.  
탄체 작렬시에 발생하는 충격의 강대함은 조금 전의 것과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물론 주위에 미치는 피해도 막대할 것이다.

『목표, 잔존 적성체군. 돌입까지 5초.』

그러나 그녀는, 마도사들은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  
후방의 함정군 또한 단 한 척도 이탈하지 않는다.  
오로지 전진하면서 남은 적성체군, 그리고 대형 적성체로 육박하려 하는 마도사들.  
적성체군과 대형 적성체가 쏘는 포격을 회피하면서 한층 더 포격을 실행하기 위해 태세를 정돈하는 함정군.  
수순 후, 알칸쉘 탄체 작렬에 수반해 발생한 섬광이 시야를, 모든 의식을 뒤덮는다.  
적성체군을 뒤에서 덮치는 저편에서의 탄체 작렬의 여파.  
빼앗기는 시각, 비명을 지르는 신체.

『돌입!』

그러나 문제는 없다.  
잔존 적성체군 상태, 방향, 거리.  
모든 것이 명확하게 「보이고」 있다.  
시각 정보를 이용할 것도 없이 모든 마도인자 내포형 관측 기구로부터 주어지는 각종 정보가 의식 안으로 직접 전송되고 있다.  
거꾸로 휘두르는 팔, 대기와 함께 물질을 갈가리 찢는 감촉.

『목표 격파!』

후각을 자극하는 이취.  
온몸을 뒤덮는 장벽, 통상과 비교해 압도적이기까지 한 고밀도의 마력으로 구축되는 그것에 접하면서 순간적으로 기화한 적성체 혈액의 악취.  
완전히는 여과되지 않고 장벽을 투과하며 미미하게 후각 세포를 자극하는 그것에 대해 무의식중에 눈썹을 찡그리게 된다.  
동시에 자기 주위에 13기의 스피어를 전개.  
직후, 트리거 음성이 뽑혀 나오는 일도 없이 일제히 초고속 직사탄이 사출된다.  
의식 안으로의 투영, 직사탄에 흉부 기생체가 관통되어 절명하는 적성체군의 영상.  
직사탄, 즉 플라즈마 랜서에 의한 적성체 격파 총수 13체.  
비상 중인 전탄체가 턴하면서 또 13체를 관통하고 격파.  
격파 총수, 26체.

직후 의식 안으로 뛰어드는 영상.  
24km 위쪽, 복수의 적의 모습.  
적성체, 총수 83.  
알칸쉘 탄체 작렬의 여파, 그것이 공간 안의 마력 원소에 간섭한 영향인지 이쪽의 색적으로부터 피한 것으로 보이는 적성체의 한 무리.  
전 개체, 포격 태세.  
적성체가 쏘는 포격, 탄체인 체액의 비상 속도로 봐서 현 상황에서 피하기는 곤란할 것 같다.  
순간에 새로운 스피어를 전개해 사격 태세로 이행.

섬광, 그리고 충격과 굉음.  
적성체군 소멸.  
순백의 마력빛, 초광역 마력 폭발.  
그녀는 순간에 뒤돌아봐서 후방 40km에 위치하는 베스트라로 시선을 던진다.  
디바이스를 통해 시력을 강화, 외벽 위의 일점을 확대 표시.  
그렇게 해서 시야에 비친 눈에 익은 얼굴에 무심코 입을 통해 나오는 말.

「심한 얼굴을 하고 있잖아.」

고막을 울리는 육성.  
조금 전까지와는 달리 의식 속으로 직접적으로 뛰어드는 사념통화가 아니라 청각을 통해 음파로서의 인식을 가져오는 그것.  
병렬 사고의 일단, 대상과의 접속 상태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외부 인식에 소비하는 마력량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다.  
익숙해지지 않는 감각에 눈썹을 찡그리면서도 그녀는 계속해서 중얼거린다.

「타인의 눈으로 보는 자신의 얼굴이라는 건 아무래도···」 

「겉모습에 큰 의미는 없을 거예요, 하야테 씨.」

새롭게 청각을 자극하는 소녀의 목소리.  
자신의 왼쪽 후방에서 들려온 그 목소리에, 그녀는 감정을 누락시킨 표정을 한 채로 못마땅하다는 듯이 돌아본다.  
그렇게 하자 자신의 본래 시야에 푸르고 짧은 머리카락의 소녀가 비친다.

「아니면 페이트 씨의 시야에 신경이 쓰이는 거라도 있나요?」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쪽을 엿보는 그녀.  
뒤에 빛나는 무수한 섬광과 울려 퍼지는 폭음을 안중에도 두지 않고 그런 소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본다.  
이윽고 체념을 현저하게 배이게 하는 희미한 한숨과 함께 하야테는 목소리를 짜내며 말했다.

「···그건 너에게 있어서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거겠지, 스바루. 내 감상이 전황과 무슨 상관이 있어?」

내뱉듯이 잘라 말하면서 스바루한테서 시선을 돌리는 하야테.  
재차 전장으로 다시 향한 그녀의 광학적 시야는 무수한 마도 포격의 빛줄기와 알칸쉘 탄체가 작렬할 때의 섬광으로 순간에 가득 찬다.
그러나 문제는 없다.  
그녀의 다른 시야군은 섬광에 희미하게 보이는 모든 그림자를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뭐랄까···섬뜩하구마.」

의식 안으로 반영되는 복수의 시야.  
하야테는 지금 8명의 마도사와 시야를 공유하고 있다.  
조금 전까지는 페이트도 포함해 합계 9명분의 시각 정보를 병렬 처리하고 있었다.  
의식 안으로 강제 전송된 마도 인터페이스에 관한 정보.  
갑작스럽게 인식하게 된 그것에 따라 실행한 조치였지만, 결과는 여러 가지 의심도 날려버릴 정도로 극적인 것이었다.

접속 직후, 의식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방대한 양의 정보.  
여러 가지 종류의 그것들 모두가 개개의 마도사가 가지는 감각 정보라고 인식한 그 순간.  
하야테 안에 생긴 감정은 맹렬한 초조함이었다.

지워진다.  
자신이, 야가미 하야테라는 인물을 구성하는 정보가 지워져 간다.  
복수의 「타인」에게서 유입되는 방대한 양의 정보.  
그것들의 분류에 삼켜진 자신이 비틀리고, 스며들고, 희미하게 보이며 사라져 가는 무서운 감각.  
「타인」에게 먹히고 흡수되어 가는 자신이라는 존재.  
멀어지는 의식, 혼란과 공포.

그러나 그 이상으로 무서운 것은.  
그러한 감정이 자기만의 것이 아니라고 인식해버렸다는 것.  
자신과 의식을 공유하는 무수한 마도사, 그 모두가 같은 공포와 초조함에 침식되어 소리가 되지 않는 절규를 계속 지르고 있다.  
자신의 의식 안으로 흘러드는 그들의 존재 그 자체가 발하는 공포의 절규.  
이미 자기 판별이 불가능할 정도까지 의식의 혼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견딜 수 없다. 견딜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대로는 자아가 붕괴한다.

의식이 회복한 것은 자기가 소실로 도달하기 직전이었다.  
아니, 혹은 이미 소실한 직후였는지도 모른다.  
현재의 의식은 고유의 것이 아니라 소실된 뒤에 새롭게 구축된 것이 아닐까.  
하야테 자신으로서는 그것을 판별할 수 없지만, 어쨌든 이미 흥미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지금 마도 인터페이스는 하야테의 의식 안에서 구축을 완료하고 있고, 정상적인 기능을 획득하는 것과 동시에 마도사들 사이에서 정보 공유를 개시하고 있다.  
그 후는 여러 번 대상이 되는 마도사를 변경하면서 자신의 최대 동시 접속 가능수 및 접속 가능 범위, 접속수 증대에 수반하는 정보처리 속도의 변조율 등을 확인.  
공유 개시 직후에 형세를 다시 세운 아군과 함께 함정군과의 연계를 취하면서 반격을 개시한 것이다.  
조금 전의 프레이스 베르그도 페이트를 시작으로 하는 복수의 마도사의 시야로 먼 곳의 전황을 파악하고 원호를 위해 쏜 것이었다.

「쥬얼시드···쥬얼시드 「Λ」라···.」 

「사용법은 전했습니다. 어떻게 살릴지는 개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중얼거리면서 인터페이스 구축과 동시에 전송된 각종 정보, 특히 「Λ」에 관한 그것을 부분적으로 다시 확인한다.  
옆에 있는 스바루가 한 말을 의식의 구석에 놔두면서 쥬얼시드 「Λ」 구축에 이를 때까지의 경위를 더듬는 하야테.  
작업은 5초도 안 되서 종료, 동시에 하야테의 가슴 속에 솟아오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

차원 소거 탄두, 쥬얼시드 「Λ」, 바이도, R-99.  
금기라는 단어조차 우습게 보일 만한 존재가 용케도 이만큼 만들어진 것이다.  
게다가 그것들 모두가 창조에 이를 때까지의 과정에 지구가 관련되어 있다.  
현재 「Λ」와 바이도에 대해서는 관리국도 깊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피차일반, 인가.」

시작은 지구 문명권에서 벌어진 대규모 내전, 거기서 사용된 수십만 발에 달하는 차원 소거 탄두.  
자신들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고도 말할 수 있는 강대한 문명, 그 세력권 안에서 해당 문명이 가진 전략병기가 사용되었을 때의 여파, 그것으로 인해 믿기 어려운 희생을 치러야 한 차원 세계.  
당연히 피해를 받은 각 세계의 주민들은 격노했으리라.  
피해의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세계의 사람들이 실효적인 보복을 바랐고, 관리국은 그것을 억누를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Λ」가 건조되었고, 그것에 대한 대처를 목적으로 지구 문명권은 바이도를 건조.  
관리국에 의한 공작 결과 바이도는 태양계에서 발동, 차원 소거 탄두의 기폭으로 배제된다.  
이것으로 지구 문명권의 붕괴는 확정되었고, 관리국은 바라지 않는 형태라고 해도 안녕을 손에 넣었고, 차원 세계는 복수에 성공했다.  
아득한 미래, 약 400년 후의 시공에서는 그렇게 됐을 터였다.

경시하고 있었다.  
서로를 경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구도, 차원 세계도, 쌍방이.  
차원의 바다에 존재하는 무수한 의사가 지구라는 행성에 대해 품은 증오를.  
지구라는 행성에서 발상한 문명이 어느 정도의 광기를 내포하는 것인지를.  
얕보고, 경시하고, 과소평가했던 것이다.  
그 결과, 쌍방이 예기치 못한 적의 내습으로 섬멸되었다고 하니 구원이라고는 전혀 없는 이야기다.  
자업자득이란 정말로 이런 걸 말하는 걸까.

「말해두겠습니다만 먼저 시작한 건 지구 측입니다.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사고를 읽히는 것도 기분 나쁘구만. 하는 김에 말하자면 이제 와서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거 아이가?」

자신의 사고를 읽은 스바루에게 대답하고 더욱 말을 추가한다.  
발단은 지구일까, 아니면 차원 세계일까.  
그런 것을 논의해봤자 지금에 와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니까 이 감정에도 의미는 없는 것이라고 하야테는 스스로에게 타이른다.  
분노도 증오도 지금은 필요없다.  
지금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아직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아득한 미래의 지구.  
그런 것을 원망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지금 상황에서 살아남느냐지. 그것 이외를 생각하는 건 완전히 쓸데없는 짓이고.」 

「네, 그 말대로입니다.」 

「방해하는 자는 배제한다. 필요하면 가치가 있는 것이라도 잘라낸다. 모든 것은 차원 세계가 살아남기 위해, 차원 세계의 적을 멸하기 위해.」 

「네.」

그러니까 참아라.  
이런 것을 캐묻는 의미는 없다.  
이 감정을 말로 해서 부딪혀도 그 행위가 무엇을 가져온단 말인가.  
말하지 마, 멈춰.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어. 그것만이 아니라 그의 유지를 배신하는 행위야.  
멈춰, 입을 닫아, 아무것도 묻지 마.

「그렇게, 자피라와 샤멀도 잘라내버렸구마.」

긁힌 목소리로 한 질문에 대답은 없었다.  
소리가 날 정도로 이를 악물며 오른손의 슈베르트 크로이츠를 꽉 쥔다.  
시야가 일그러져 가는 것을 자각하지만 필사적으로 그것을 무시하려 하는 하야테.  
그렇게 해서 자신의 결의와는 정반대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계속한다.

「···어쩔 수 없는 것, 이었겠제.」

아무 대답 없이 돌아오는 침묵 속에서 소리 없는 목소리와 함께 입술을 떨면서 부르는, 지금은 이미 없는 가족의 이름.  
무중력 아래에서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야테는 시선을 위로 향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었다.  
스며들어 가는 시야는 전혀 회복되지 않고, 약간의 물방울이 허공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감지한다.

지금까지 잃은 가족은 두 명.  
처음은 샤멀이다.  
그녀는 바이도에게 살해당했다.  
오염체 666이 발하는 강대한 편향 중력으로부터 달아나지 못하고 원형조차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짓눌려 부서졌으리라.  
그래도 그녀에 대해서는 적에게, 바이도라는 명확한 적성체에게 살해당한 것이라고 받아들이지는 못하더라도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자피라는 다르다.  
그를 죽인 것은 틀림없이 자기 옆에 서 있는 소녀, 스바루다.  
그녀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일부러 일으킨 참사로 사망한 것이다.  
그것은 명백한 무차별 살육이자 명확한 적대 행위였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이 지구군과 란츠크네히츠를 교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 행위이자 필요한 조치였던 것도 지금은 이해하고 있다.

콜로니는 파괴되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반란을 일으키기 이전에 생존자들은 남김없이 처리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에 따르는 자피라의 죽음에 대해서도 필요한 것이었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의 눈앞에서 마지막까지 자신을 걱정하면서 방대한 질량에 의해 압쇄되어 사라졌다.  
수순 전까지 확실히 존재하고 접촉하고 있었던 가족이, 약간의 육편과 대량의 피보라만을 남기고 영원히 사라진 것이다.  
그것을 한 것은 적이 아니라 자신과 세력을 같이 하는 소녀이자 예전의 부하.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며 떨쳐낼 수 있을까.

제멋대로인 사고라고 하야테는 자조한다.  
콜로니에서 벌어진 일련의 전투에 의한 희생자는 샤멀이나 자피라만이 아니다.  
당초 4만을 넘고 있던 생존자의 총수는 현재는 만 3천 전후에까지 줄어들어 있다.  
2만 5천을 넘는 희생자 중 약 만 4천 명은 콜로니에서 벌어진 바이도와의 전투, 거기다 이어진 R전투기군의 강습으로 생긴 것이다.  
샤멀과 똑같이 편향 중력으로 짓눌려 부서진 사람도 있고, 자피라와 똑같이 B-1A2에서 발생한 식물성 바이도체에게 삼켜져 소멸한 사람도 있다.  
스바루가 조종하는 TL-2B2에게 살해된 사람, 그녀와 노베의 폭주를 가장한 반란으로 격침된 탈출 함대의 7척과 수십 기의 기동 병기, 그것들의 승무원과 파일럿들.  
막대한 희생자의 존재를 무시하고 자신은 가족을 잃었다는 사실에게만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그것을 자각하면서도 하야테는 잃어버린 가족, 그들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

당연하다.  
자신은 인간이다.  
잃어버린 가족을 생각하는 것이 어디가 이상하단 말인가.  
희생당한 사람들, 그 모두를 평등하게 생각하는 것은 신이 아닌 자신이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을 특별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시선을 되돌려 옆에 선 스바루를 바라보는 하야테.  
그녀는 저편의 전역을 응시한 채로 이쪽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하야테의 사고를 읽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에 대한 일절의 흥미가 없다고 말하는 듯한 모습.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하야테는 더욱 생각한다.

그녀들은 어떠한가.  
스바루는, 티아나는, 노베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대해 뭔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일까.  
적어도 눈앞에 서 있는 스바루한테서는 자신이 다수의 이재민을 죽였다는 사실에 대한 죄책감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단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녀의 겉모습, 자신의 시각 정보로 구성한 단순한 상정이다.  
그녀들을 구축하는 「Λ」의 기능을 생각하면, 모든 희생자를 평등하게 애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럼 그녀들은 그 기능을 이용해 지금 이 순간도 희생자들을 생각하고 있을까.  
아무래도 그렇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쓸데없는 사안에 리소스를 나눌 여유는 없다는 듯이 그것을 단순한 정보로서 처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싸움에는 불필요한 것이라고, 그야말로 자피라나 샤멀과 똑같이 잘라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자신의 생각이 맞다면.  
그렇다면 그녀들과 지구군과 뭐가 다르다는 것일까.  
「Λ」도 지구군도 단지 기계적이고 무기질적인 소프트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역시 안 되나.」

스바루가 중얼거린다.  
그 목소리는 사고의 소용돌이에 사로잡혀 가는 하야테를 강제적으로 현실로 되돌린다.  
이쪽의 의식이 현장으로 돌아온 것을 감지하고 있는지, 스바루는 표정을 조금도 바꾸지 않은 채 말을 계속한다.

「이쪽의 공격이 닿지 않았습니다. 포격은 모두 카이젤·파르베에 의한 방어벽에 차단당하고 있어요.」

순간, 지금까지의 고뇌도 갈등도 모두가 얼어붙었다.  
지휘관으로서의 냉철한 사고가 하야테의 의식을 지배한다.  
스바루와 시야 정보의 일부를 공유, 시야에 비치는 강철색의 이형.  
그 주위에 거칠게 몰아치는 무지개색 분류와 마력의 폭풍.

「성왕의 갑옷인가.」 

「네. 호위 병력의 배제는 순조롭지만 근본인 저것에 대한 유효타가 없습니다. 알칸쉘로 한 포격의 여파도 모두가 저것에 닿기 전에 소거되고 있어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리는 하야테.  
스바루의 말이 불쾌한 것이 아니다.  
섬광이 깜빡인 후, 반수의 시야가 동시에 소실한 사실과 직전까지 그것들에 비치고 있던 진홍색 결정에 주의를 끌린 것이다.  
이미 파악하고 있던 정보였지만, 막상 실물을 보자 압도적인 위압감을 이쪽에 보여주고 있는 그 결정.

「이쪽이 쥬얼시드라면 저쪽은 렐릭으로 마력을 증폭시키고 있는 건가. 게다가 몇 가지 공격에는 고대 베르카식 마법을 응용하고 있데이. 어느 쪽이 마도사인지 모르겠구마.」

대형 적성체 「ZABTOM」.  
그 머리 부분 앞면, 이마에 위치하는 렌즈 형태의 구조체.  
초고밀도 마력 결정체, 렐릭.  
주먹만한 사이즈조차도 무진장의 마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그것이, 실로 직경 4m를 초과하는 거대한 렌즈가 되어 자브톰의 머리에 파묻혀 있다.  
그 사실만으로도 바이도가 얼마나 흉악한 구상으로 그 이형을 만들어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성왕의 유전자로부터 만든 바이도체에 렐릭을 접속한 인조 마도사···바이도제 렐릭 웨폰. 스칼리에티가 덩실거릴 것 같은 물건이구마.」 

「바로 그 본인은 악취미적인 물건이라고 잘라 말하고 있습니다만.」

관리국 함대가 전개 중인 방면로 시선을 향하면서 스바루가 중얼거린다.  
지구군에 의한 습격, 거기다 바이도에 의한 오염에 휩쓸린 본국.  
상상을 초월하는 지옥으로부터의 탈출에 성공한 얼마 안 되는 생존자들이 본국 방위 임무에 임하고 있던 함대에 수용되어 있다는 정보는 인터페이스의 접속 직후에 파악하고 있다.  
그 생존자 정보 안에는 R전투기와의 교전으로 의식불명이 됐을 가족, 시그넘의 이름이 있었다.  
거기다 린디나 페이트에 아기토, 유노와 베롯사, 알프나 바이스에 그리피스, 샤리나 넘버즈 중 몇 명까지.  
은인에 친구, 거거다 한때의 부하부터 적대자인 사람까지 수많은 아는 사람이 본국으로부터의 탈출에 성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때의 숙적인 제일·스칼리에티의 이름도 또한 생존자 정보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그에 대해 현재는 마도 인터페이스에 의한 접속이 끊어져 있다.  
운용 방법에 대해 바로 상세한 것을 이해했는지, 그가 독자적으로 접속을 끊고 수동적 접속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하야테도 재차 접속을 시도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전개된 매우 견고한 프로텍트를 돌파하지 못해서 불과 십몇 초의 시행으로 포기하는 결과가 되었다.  
지금에 와서는 스칼리에티에 대한 강제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인물은 시스템을 구축한 당사자인 스바루 일행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접속을 해제하기 직전.  
처음 접속할 때 하야테의 의식으로 흘러들어온 그의 감정은 다름아닌 인간적인 분노의 감정이었다.  
전율조차 느낄 정도의 살의와 폭풍처럼 맹렬히 휘몰아치는 광기를 내포한 증오.  
뇌수를 태울 것 같은 그것들을 기억의 늪에서 불러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하야테의 몸에는 공포심이 달렸다.

그는 알고 만 것이다.  
오토, 디드, 트레, 세테.  
이미 네 명의 딸을 잃고 있던 그에게 전해진 것은 너무나 무정하고 잔혹한 정보.  
민영 무장 경찰의 손에 의해 칭크는 살해당했고, 노베는 사람이 아닌 존재로 변모당했다는 사실.  
그리고 현재의 노베가 어떤 존재인 것인지.  
보통 사람이 미치지 못하는 그 두뇌는 전해진 정보가 의미하는 것을 완전히 이해한 것이리라.  
그렇게 해서 그에게 주어진 것은 미지의 기술 체계에 관한 지식을 얻었다는 사실에 대한 희열이 아니라, 딸들을 잃었다는 현실에 대한 절망이었던 걸까.  
적어도 조금 전에 접속했을 때, 하야테는 그의 내면에 대해 올바른 방향성과 닮은 감정은 조금도 느낄 수 없었다. 

접속 후에 린디가 보내준 정보에 의하면, 현재 스칼리에티는 제6 지국 함정에서 적 전략을 분석하는 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두뇌가 있으면 보다 다방면으로 상세한 분석과 판단이 가능해지겠지.
아무리 「Λ」의 정보 처리 능력 및 용량이 초월적이라고 해도, 그것에 속한 소프트가 크게 능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라면 유익한 정보를 가져다 줄 거라고 판단한 하야테는 다시 대형 적성체 쪽으로 의식을 향한다.

「그래서 어쩔끼고? 이쪽의 공격은 통하지 않고, 저쪽의 공격은 치명적. 지금은 상태를 보고 있는 것 같지만 공세로 나오면 완전히 끝이데이.」

중얼거리면서 표정을 찡그리는 하야테.
그녀의 시선 앞에는 적성체 머리 부분의 렐릭에서 발사된 마도탄막이 마도사 네 명을 삼켜버리고 그 신체를 흔적도 남기지 않고 소멸시키고 있다.
직사탄막만으로 행한 공격이 저 정도다.
흉부 생체 핵에서 포격을 가한다면 어떻게 될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더구나 적성체가 두르고 있는 마력의 폭풍 때문에 이쪽의 공격은 거의 대부분이 무력화되고 있다.
알칸쉘 탄체의 작열, 또는 함재 마도포의 직격이라면 유효타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 모두가 요격당하고 있다.
마도사가 행하는 포격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기동병기로 행하는 공격도 성왕의 갑옷을 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베스트라 외벽에 배치된 지구제 병기군은 이미 대부분이 침묵했고,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광학병기군과 유도병기군이 공격을 계속하고 있지만, 역시 치명적인 손상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은.

「자랑하는 무인기는 쓸 수 없나? 숫자로 밀어붙이면 아무리 저 괴물이라 해도 상처를 입히는 것 정도는 가능할 텐데.」 

「유감입니다만 현 시점에서는 여유가 없습니다. 조금 전 도망친 R전투기들이 다시 전역 돌입을 시도하고 있어요. 솔직히 말해서 기껏해야 15분 정도 버틸 수 있을 것 같네요.」 

「저 지구군의 전함은? 지금은 너희 제어하에 있는 거 아이가?」 

「오염 함대와 교전 중인 아군을 지원하는 중이에요. 이쪽으로 돌리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양전자포의 위력과 사정거리를 고려하면 역시 함대전을 우선하고 싶네요.」 

「R전투기는?」

침묵하는 스바루.
그 모습을 괴이쩍게 여기면서 그녀의 표정을 살피는 하야테.
시선 앞에 서 있는 스바루는 여전히 무표정이지만 어딘가 분위기가 달라진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느낌은 결코 착각이 아니었다.

「・・・무인기군과 함께 침공을 꾀하는 R전투기군을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요.」 

「뭐?」 

「R-13T 및 B-1A2 격추. 잔존하고 있는 이쪽의 R전투기는 다섯 대입니다.」

그 흉보에 하야테는 몸을 약간 움직인다. 
이쪽이 지니고 있는 전력 안에서 비장의 카드 중 하나이기도 한 R전투기가 지구군에게 복수가 격추당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경악을 그대로 말로 표현하지 않았다.
몇 초 후, 하야테는 스바루에게 질문을 던졌다.

「관성 제어기구에 대한 간섭이 무력화됐다는 말이가?」 

「완전히는 아닙니다만・・・그리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겁니다. 지구군은 대응을 완료하고 있으니까요.」

순간 사고를 가속시키는 하야테.
관성 제어기구에 대한 간섭이 무력화됐다는 것은 지구군의 모든 전력을 동원한 총력전의 재개를 의미한다.
제17 이층 차원 항행 함대는 이미 보유 전력의 반수 이상을 상실했다고 추정되고 있지만, 잔존 전력만으로도 다른 세력 모두를 상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층 차원 잠행이 바이도에게 봉쇄당해 있는 이상 지금까지처럼 일방적인 섬멸전을 바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모든 세력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건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하물며 바이도 중추인 인공천체 내부에 전개하고 있는 관리국 함대와 마도사 정도는 본래의 기능을 회복한 R전투기군에서 보자면 표적 이외의 무엇도 아니겠지.
그렇게 되면 이 앞에 기다리는 결말은 어떠한 것일까.

지구군의 작전 능력이 회복되면 전황은 바이도와 지구군에 의해 양극화한다.  
그렇게 되면 그 외의 어떤 세력도 사소한 요소에 지나지 않게 된다.  
바이도는 물량과 독자적으로 생산한 R전투기군에 의한 전면 공세를 개시하고, 지구군은 새롭게 보낸 함대 전력과 차원 소거 탄두에 의한 차원 세계의 파괴 작전으로 이행할 것이다.  
인공천체 내부에 전개하는 이쪽의 전력은 섬멸당하고, 외부의 세력도 섬멸당하게 된다.  
최종적인 승자가 바이도든 지구군이든, 차원 세계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들은 어떻게 움직여야할 것인가.

「R-99를 파괴한다. 현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그 말에 하야테는 침묵으로 답한다.  
스바루의 의견은 올바르다.  
어떤 방법이든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면 그것밖에 없다.

「지구군에 관해서도 기회를 탈 틈이 없는 것도 아니죠. 새롭게 격리 공간으로 침입해 온 지구군 함대의 움직임은 아직 파악할 수 없습니다만, 머지않아 제17 이층 차원 항행 함대와 교전 상태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버리는 패를 처리하겠다는기가.」 

「네. 하지만 격리 공간 내부에서 일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럴 여유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고, 바이도와 제17 함대 쌍방을 동시에 상대하는 것은 아무리 지구군이라고 해도 너무 무모하니까요.」

스바루를 바라보자, 그녀는 윈도우를 전개하고 자신의 손으로 어떠한 조작을 실행하고 있었다.  
문득 위화감을 느끼는 하야테.  
왜 인터페이스를 이용하지 않고 자신의 손가락으로 조작을 행하고 있는 것일까.  
애초에 지금의 스바루라면 윈도우를 전개하는 필요도 없을 터.  
중추인 「Λ」로부터, 또는 다른 단말로부터 조작을 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이 좋을 터인데.  
왜 전투기인으로서의 개체로서 조작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하야테가 그런 의문을 품지만, 스바루는 그걸 안중에도 두지 않고 말을 계속한다.

「여기를 찌를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를 동시에 상대하고 있어서는 아무리 전력이 있어도 부족해요.」 

「어떻게?」 

「제17 함대에게 바이도와 26세기, 그리고 차원 세계의 관련성을 폭로합니다. 거기다 침입한 지구군 함대의 목적, 국제연합 우주군 상층부의 의도를 알려서 함대에게 독자적 행동을 재촉하는 겁니다.」 

「잘 될 거라고 생각하나? 그것으로 제17 함대가 지구군 함대와 같은 편끼리 싸우기 시작할 거라고?」 

「그래도 행동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건 그저 노예일 뿐이지요. 그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독립 함대로서 지극히 고도로 시스템화된 독자적인 의사결정권까지 가지는 강대한 전투 집단입니다. 그들은 아군의 바이도화를 의심할 수도 있고, 그렇게 판단하면 아군을 섬멸하는 것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생존에 대한 위협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배제하는 거에 조금의 주저도 없지요.」

스바루의 손가락이 더욱 바쁘게 윈도우 위를 움직인다.  
그것이 대용량 정보를 송신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하야테는 마침내 이해했다.  
스바루는 제17 이층 차원 항행 함대에 대한 정보 송신을 시도하고 있다.

「통상의 군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지구군의 적은 결코 통상적인 존재가 아니지요. 반란을 두려워해서 독자적인 판단과 행동을 엄격하게 봉하고 있던 결과, 지구군은 「사타닉·랩소디」, 「데몬시드·크라이시스」의 발생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바이도와 대립하게 된다면 통상적인 규율로는 대응할 수 없지요.」 

「애초에 반란을 일으킨다고 해도 결국은 고립되고 바이도에게 먹히는 것이 끝인가. 지금까지의 대 바이도전이라면 그러한 사정도 있으니 반란이 발생할 위험성은 낮았겠네.」 

「하지만 지금은 다르지요.」

경고음, 붉게 명멸하는 윈도우.  
스바루의 손가락이 멈추고, 감정을 엿볼 수 없는 눈이 손가락 끝을 바라보고 있다.  
실패한 걸까.

「반역이냐, 복종이냐. 그들은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역하면 그들은 아군 모두를 적으로 돌리게 됩니다. 무한히 펼쳐지는 이층 차원의 바다에서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고독한 싸움에 몰두하게 되겠죠.」

재차 윈도우 조작을 개시하는 스바루.  
손가락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진다.  
하야테는 깨닫는다.  
스바루는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것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처리 속도를 올리기 위해 자신의 손가락까지 사용하고 있다.

「그럼 복종을 선택하면? 바이도를 멸하고 차원 세계를 파괴하고, 그 뒤는?」 

「···그 뒤 같은 건 없습니다.」 

「그래요. 그들에게 그런 건 남아 있지 않으니까요. 제17 이층 차원 항행 함대는 아군에게 섬멸당하고, 진실은 이층 차원의 저편으로 묻혀서 잊혀질 겁니다. 그들은 상층부의 사정으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고 처리될 운명에 놓여 있어요.」 

「그것을, 받아들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나?」

다시 스바루의 손가락이 멈춘다.  
그렇게 하고 나서 그녀는 서서히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 그 동작, 하야테의 등골을 떨리게 하는 감각.  
그래도 그녀는 다부지게 말을 잇는다.

「제17 함대 사람들은 지구에 가족도 있다 아이가. 남겨지는 가족을 생각하면 여기서 얌전히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라도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있을 수 없습니다. 그들의 최우선 사항은 살아남는 것, 자신들이 지구 문명권에 의해 구축된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계속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형태든 그들은 지구 문명권에 속하는 군사 조직으로서의 존재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지요. 그것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합니다. 아군이라도 주저하지 않고 죽여 없애고, 지구에 남는 가족조차도 내버릴 겁니다.」 

「왜? 왜 그렇게까지 하는기고? 감정 통제가 행해지고 있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하는 건 왜?」 

「이상합니까?」 

「당연하다 안카나.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해도 모두 죽이고, 내쳐버리고···그라믄, 그라믄 마치···」

바이도가 아닌가.  
그렇게 계속 말하려고 하야테는 숨을 삼켰다.  
그렇다. 바이도다.  
스스로가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이라도 이용한다.  
어떤 일이라도 완수한다.  
어떤 감정, 어떤 윤리관에도 얽매이지 않고 생존을 위한 전략을 주저하지 않고 실행한다.  
그것은 명백히 바이도 그 자체가 아닌가.

인터페이스에서 전해지는 방대한 양의 정보가 하야테의 뇌 안에서 다시 구축되어 간다.  
지구군에 관한 정보, 그 중에서도 구성원의 사상에 관한 것을 중점적으로 분석.  
그렇게 도출되어 결론을 내게 된 지구군 전체의 사상.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살아남는다.  
자신을 해치는 자라면 이것을 적으로서 배제한다.  
자신과 사상을 달리하는 자라면 이것도 적으로서 말살한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자라면 그것이 아군이라 해도 가차없이 죽인다.  
자신 앞을 가로막는 자라면 어떤 존재라 해도 섬멸한다.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을까.  
간단한 것이다.  
그들은 「개체」이면서 「개체」가 아니니까.  
「군대」이면서 「군체」이니까.  
개인의 사상이 어찌되든간에 「군대」로서의 의사, 그리고 「군체」로서의 생존이 최우선이 되니까.  
「 제17 이층 차원 항행 함대」라는 명칭의 군체형 생명체가 자신을 구축하는 「개체」를 내쳐버리면서도 생존을 바라고 있으니까.  
「개체」의 감정은 억제되고 「군체」의 행동을 좌우할 정도는 되지 못한다.  
세포 하나 하나의 의사를 참작하고 있어서는 전체의 행동을 결정할 수 없고, 짧은 기간 안에 전체가 괴사해버린다.  
「군체」로서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개체」에 현혹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것은 통상적인 조직이라도 마찬가지다.  
「개체」보다 전체를 우선하지 않으면 조직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군은, 제17 이층 차원 항행 함대는 단순한 조직이 아니다.  
다른 조직, 다른 「군체」에 의존하지 않고 완전 독립 행동마저도 가능하게 하는 전투 집단.  
그리고 그들의 적은 「개체」인 것과 동시에 「군체」이기도 하며, 모든 면에서 상식을 벗어난 존재인 바이도다.  
통상적인 조직으로서의 규범에 준거해 행동하고 있어서는 금새 완전히 먹혀버리고 만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는 것이 요구된다.  
22세기 지구 문명권이 가지는 무수한 함대, 무수한 전투 집단.  
모든 우주 공간, 모든 이층 차원에서 전투 행동을 계속하는 그들.  
그것들 중 한 개 함대라도 잔존하고 있다면 그것은 지구 문명권의 현존을 뜻하는 것이 된다.  
비록 다른 아군이 전멸한다 해도, 지구 본성이 파괴된다 해도, 지구 문명권의 기술체계 집약체인 함대와 구성원만 생존해 있으면 그것은 지구 문명권의 「승리」가 된다.

스바루의 말투로 봐서 함대의 구성원들은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이리라.  
자신들이 아군에 의한 섬멸 대상이 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했을 때, 그들은 반드시 생존을 위한 투쟁을 선택할 것이다.  
자신들을 멸하려는 자는 즉 적이다.  
그것이 아군이었다고 해도 그들이 아직 「인간」이라는 보증은 어디에도 없다.  
바이도에게 오염되어 있는지, 혹은 다른 적대 세력의 부추김으로 반란을 일으키게 된 건지.  
의심하기 시작하면 한이 없고, 그들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다.

그리고 지구 문명권에 있어서 위협이 되는 존재가 그들 자신의 존재이었다고 해도 특별히 문제는 없으리라.  
자신들이 지구 문명권에 있어서 적이 되어 있다면 다른 함대가 문제 없이 섬멸할 테니까.  
지구 문명권에는 그 뒤는 없다.  
그들에게 있어서 패배란 즉 멸망을 의미한다.  
적을 섬멸하는 것이 완료된 그때, 단 한 척의 전함, 단 한 대의 R전투기라도 잔존하고 있다면 그것은 지구 문명권에 있어서 승리인 것이다.  
그러므로 문제는 없다.  
투쟁 끝에 살아남은 자가 「지구군」이다.  
언제 바이도에게 오염되어 그 모습 그대로 지구 문명권의 적이 될지 모르는 그들이기 때문에 형성된, 비틀리긴 했지만 절대적인 사상.  
지구군에 속하는 모든 함대가 이 사상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리라.

「미쳤어···미쳤어···!」 

「그래서 기회를 탈 틈이 있는 겁니다. 지구군끼리 싸우게 하고 그 틈에 바이도를 쳐부숩니다. R-99가 바이도에게 장악당하면 모든 게 끝입니다. 그 전에 어떻게 해서든지 중추를, R-99를 쳐부술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사이에 재개하고 있던 윈도우 조작을 계속하면서 스바루는 조용히 말을 걸어온다.  
하야테는 한 번 더 그녀를 바라보고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시선을 전역으로 투여한다.

「···그래서, 잘 될 것 같나?」 

「아직은 잘 되고 있지 않아요. 새로운 지구군 함대에게 들키지 않도록 제17 함대에게 정보 송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만···」 

「뭐, 통신기술에 관해서도 저쪽이 위일 테니.」

아까부터 사고하는 와중에도 보다 격렬함을 늘리고 있던 섬광과 굉음.  
전투는 격화하고 있었다.  
도브케라톱스 유체군, 대규모 전이.  
무수히 퍼부어지는 거품 형태의 강산성 체액에 의한 포격, 그것들을 상쇄하기 위하여 발사되는 알칸쉘.  
탄체가 작렬할 때의 섬광이 시야를 뒤덮고 , 몇 초 정도 지나고 나서 충격과 굉음이 온몸을 덮친다.  
하야테는 약간 몸이 흔들렸지만 발을 디뎌서 멈췄다.  
자신의 시야를 닫고 차원 항행함의 외부 관측 시스템을 개입시켜 베스트라로부터 280km 거리에 위치하는 대형 적성체의 전모를 파악한다.  
이형, 자브톰은 성왕의 갑옷에 보호받으면서 오로지 유도 조작탄 및 고속 직사탄을 계속 쏘고 있다.  
절대적인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방 지원에 전념한다고 하는 이상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이동하지도 않고, 공세에 나서지도 않고, 무언가를 기다리듯이.

「괴물은 시간 벌기에 전념할 심산인가.」 

「시급히 배제할 필요가 있습니다만, 현재 「Λ」의 능력으로는 적극적 공세가 불가능합니다. 기능 확충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 15분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만요.」 

「그래서는 늦어버리잖나.」

그렇다. 늦는다.  
그런 시간은 남겨져 있지 않다.  
즉시 나서지 않으면 기다리는 것은 파멸뿐.

「R-99가 장악당하면 차원 세계는 머지않아 먹혀버릴 거야. 진실을 모르는 채 지구군이 여기까지 도달하면, 그 시점에서 우린 몰살당하게 돼.」

외벽을 가볍게 차서 허공으로 떠오르는 하야테.  
슈베르트 크로이츠를 오른손에 쥐고, 허리에 고정시킨 야천의 서를 「왼손」으로 쓰다듬는다.  
뇌리에 울리는 어린 티를 지닌 소녀의 목소리.

『마이스터···』

「가자, 리인. 여기 있어봤자 죽는 것을 기다릴 뿐이다.」

자신과 융합 중인 리인에게 말하고 나서 하야테는 전역의 한가운데로 나아가려 한다.  
그러나 문득 생각이 떠올랐고, 자신의 「왼손」으로 시선을 던졌다.  
이전과 변함없이 감각까지도 완전히 기능하는 자신의 왼팔 부분.

돌아와버렸다.  
자신에게 있어서 벌의 증거인 상처 자국, 잃어버린 왼손.  
자피라와의 연결을 증명하는 그것이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지워져버렸다.  
방대한 질량에 의해 짓눌려 부서지고 먼지가 되어 사라졌을 왼팔 앞부분은, 지금은 그런 사실조차 없었던 것처럼 여기에 있다.  
그렇다. 모두가 그 전대로다.  
샤멀과 자피라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샤멀이 죽었을 때 자신은 옆에 있어주지 못했다.  
그것이 지금도 후회되어서 견딜 수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는 것을 이성으로는 이해하고 있다.  
그래도 가족의 죽음에 입회할 수 없었던 것은 큰 회한이 되어 자신을 몰아세우고 있다.  
하물며 자피라는 눈앞에서 자신을 구한 결과로서 죽었던 것이다.  
그를 잃는 것과 동시에 생긴 상처는 자신에게 있어서 샤멀과 자피라의 추억, 그들의 죽음을 기억에 새겨두기 위한 소중한 증거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치유될 리가 없는 상처는 흔적도 남기지 않고 수복되어버렸다.  
그리고 증거가 사라졌는데 잃어버린 가족은 돌아오지 않는다.  
두 사람과의 인연은 형태를 잃고 단순한 정보로서 자신의 뇌 안에 기록되어 있게 되었을 뿐이다.

「이런···」

그렇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  
자신의 왼팔 부분, 익숙해졌을 기관의 존재를 허락할 수 없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당장이라도 잘라내버리고 싶다.  
「Λ」에 의해 강제적으로 재생, 아니, 접합된 왼팔 앞부분.  
예전의 그것과 동일한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되지 않는, 자신의 팔 부분에 달라붙는 이물.

「이런 건···!」

최대한의 힘으로 꽉 쥐게 되는 왼손.  
손바닥에 손톱이 파고들면서 골격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낸다.  
그러나 지금은 거기서 전해지는 아픔마저도 현실감이 부족해서 거짓된 감각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이런 건 자신의 팔이 아니다.  
그와 함께 없어진 그 왼손이 아니다.

『죄송합니다만 아군을 지원하러 가주시지 않겠습니까? 저희들은 계속해서 지구군과의 통신 확보를 시도하겠습니다.』

그런 하야테의 사고를 차단하듯이 의식 속으로 뛰어드는 인터페이스를 통한 스바루로부터의 사념통화.  
하야테는 순간에 돌아보고 베스트라 외벽 위에 서 있는 스바루를 시야에 파악한다.  
그녀의 가슴 속에 소용돌이치는 것은 장렬한 분노와 격렬한 혐오.  
스바루도 인터페이스를 통해 그 속마음을 모두 이해하고 있을 터.  
그래도 그녀는 하야테의 감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고 무감정적으로 용건만을 고한다.

『앞으로 조금이면 여러분에게 멋진 「선물」을 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버텨주세요.』

그 사념통화를 끝까지 듣지 않고 하야테는 전역 중앙으로 비상을 개시한다.  
돌려버린 시선은 결코 돌아보지 않고, 조금이라도 비상 속도를 느슨하게 하지도 않는다.  
1초라도 빨리 아군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기 위해, 외벽 위에 서 있는 「저것」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자신의 링커 코어가 허락하는 한의 출력으로 비상 마법에 마력을 계속 쏟아붓는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옆에 있고 싶지 않다.

만들어진 것의 음성, 만들어진 것의 표정, 만들어진 것의 존재.  
만들어진 것의 의식으로만 향해 오는 상대와 어떻게 적극적으로 어울리란 말인가.  
저것에는 본래 인간과 서로 얽히는 기능 따위는 갖춰지지 않았다.  
그런 존재가 되어버린 자와 그것이 인간이었을 때와 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자신은 그렇게까지 유별나지 않다.  
만들어진 것은 만들어진 것들끼리 바이도나 지구군과 어울리고 있는 것이 걸맞는다.

주위의 공간을 가득 메우는 마력 폭발, 알칸쉘 탄체가 작렬할 때의 섬광.  
창백한 빛을 발하는 마력 원소가 서서히 공간 안의 밀도를 더해 가는 가운데, 하야테는 이형의 거구로 향하기 위해 허공을 날아간다.  
「스바루였던 것」의 주의가 자신한테서 벗어나고 있는 것에 확실한 안도를 느끼면서.  
기억 속의 스바루를, 그녀들과의 추억을, 이성으로 잘라내버리면서.  
거기에 따르는 감정의 기복을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단정지으면서.  
하야테는 자신에게 이어지는 인연 중 그 몇 가지를 자신의 의사로 끊어버리고 결의한다.

살아남을 테다.  
반드시 살아남을 테다.  
리인포스, 샤멀, 그리고 자피라.  
그들의 존재와 맞바꿔서 받은 이 목숨을 놈들에게 순순히 빼앗길까 보냐.

바이도 따위에게 먹힐까 보냐.  
지구군 따위에게 지워질까 보냐.  
「Λ」 따위에게 사용될까 보냐.  
이 목숨은 이미 자신만의 것이 아니다.  
이것을 모욕하려 하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명백한 적이다.

내 생명.  
내 긍지.  
내 가족.  
그것을 모욕하고, 짓밟고, 빼앗아 가려고 한다면.

「···없애버리겠어.」

어두운 결의가 담긴 말.  
복수의 창백한 마력 집속체가 허공을 꿰뚫는 은색 빛이 된 그녀의 주위에 달라붙는다.  
하야테의 결의를 축복하듯이 허공에 춤추는 푸른 마력 원소의 결정체.  
이윽고 그녀의 등, 거기에 위치하는 여섯 장의 칠흑의 날개에 그것들의 결정체와 똑같은 창백한 마력빛이 머문다.

자신의 날개처럼 심연이 되는 흑으로 가득 찬 맹세.  
그 결의와는 정반대로, 하야테는 몇 줄기의 푸른 빛의 궤적을 거느리면서 날개보다 창백한 인광을 흩뿌리며 공중을 날아가는 은색 빛이 된다.  
빛을 거느리면서 자신도 빛의 일부가 된 그 모습은, 인외의 존재만이 가지는 아름다움으로 충만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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